동안성청소년문화의집 - 한경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토론회

한경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신설을 위한 토론회에 참여하였습니다.

2023년 12월 14일(목) 14:00~17:00 에 한경국립대학교 산학협력관 1층 시청각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한경국립대학교 김창현 기획처장님의 의과대학 신설의 필요성과 운영방안에 대한 발제, 임준 인천광역시의료원 공공의료사업실장님의 경기지역 공공의대 설립의 필요성과 정책방안에 대해 주제발표를 듣고 전문가 및 지역주민의 지정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자료집 내려받기 ★ 한경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설치 토론회(',23.12.14.) 자료.pdf

동청문의 허학범 관장은 '어린이·청소년이 행복한 안성을 기대한다'라는 제목으로 일상에서 겪었던 공공의료에 대한 경험을 나누고 지역의 청소년을 위한 제언을 하였습니다. 아래는 허학범 관장의 토론문 전문입니다.

어린이·청소년이 행복한 안성을 기대합니다.

허학범 안성시시민참여위원회 보건복지분과 위원 / 동안성청소년문화의집 관장

인사

안녕하세요. 안성시시민참여위원회 보건복지분과 위원 허학범입니다. 저는 죽산면에 있는 동안성청소년문화의집에서 일하고 있으며 금광면에 살고 있습니다. 다른 전문 토론자 분들과 다르게 안성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여는 글 – 늦은 밤, 아픈 아이를 데리고 평택과 천안을 달리다

지난 10월초 안성맞춤랜드에서 진행된 바우덕이 축제에 체험부스 운영을 위해 사전신청 과정과 선정, 그리고 준비과정을 거쳐 4일간의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3명의 직원은 교대로 부스에 출근하고 관장인 저는 매일 부스 운영에 함께하기로 계획하였습니다. 매일 2명이 나와 부스를 운영하기로 한 것입니다. 직원들의 휴일 출근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렇게 계획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비상대기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입니다. 얼른 직원들과 소통하여 업무를 조정하고 급하게 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회 위원장인 친구에게 자원봉사도 부탁하여 축제참여와 기관 운영은 원활하게 준비하였습니다. 21개월 아이는 전날 밤 고열로 해열제를 먹이며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급기야 밤 늦게 열경련으로 119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시간은 밤 11시. 119 대원께서는 평택과 천안의 병원을 말씀하셨고 조금 더 가까운 평택의 병원으로 결정하고 아이와 엄마가 먼저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쌍둥이 중 한 명을 케어하고 있던 저는 집에서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내에게서 아이의 몸무게가 10kg이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료를 못 받았다는 말을 들었고 열이 떨어져 진정된 상황이 되어 집으로 와야겠다는 말을 듣고 평택으로 달려가 아이와 아내를 챙겨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상황은 마무리되지 않아 그 다음날 밤에도 119를 불러야했고 이번에는 천안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가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소아청소년과 선생님을 만나 진료를 마치고 안심하고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안성에 유아, 어린이, 청소년 구분없이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병원과 응급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24시간 언제든 갈 수 있는 의료기관을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인건지

안성에 사시는 어린 자녀를 둔 다른 분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열경련 상황이 지속됐거나 힘든 상황이 이어졌으면 어찌되었을까 생각만해도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얼마전부터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소아청소년 야간진료가 시작되었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 해도 밤 10시 이후에 발을 동동 구를 엄마아빠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린이 청소년들이 24시간 언제든 갈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을 만드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보다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몸말 – 의대 신설 추진 환영

안성의 한경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추진을 환영합니다. 정부의 필수의료혁신전략 발표에 따른 노력의 과정이라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듯 합니다. 관련한 특별법도 발의되었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시민의 건강과 지역 발전을 위해 과정을 하나하나 잘 밟아나가주시길 기대합니다.

지역 청소년 우선 선발 과정

제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안성 지역 청소년 우선 선발 과정입니다. 이는 안정된 지역의 공공의료 발전과 직접 연결된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안성에서 성장한 어린이, 청소년들이 지역의 인재로 자리잡고 안성에서 살 수 있는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안성시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생, 그리고 지역 전문가들과의 협의체 조직

의대를 설치하여 공공 필수 인력을 확보하기에 앞서 먼저 고민되어야 부분도 있습니다. 학교의 주체인 대학생 단위와 이미 지역을 기반으로 의료 생태계를 이끌고 있는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등을 포함한 지역 전문가들과의 협의체를 조직하여 준비와 진행 과정을 충분히 논의하게 되길 바랍니다.

한경국립대학교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저는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고 배웠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청소년기관을 이용하고 자원봉사도 해 주셨던 한경국립대학교 재학중인 학생(웰니스산업융합학부 아동가족복지학전공)에게 부탁하여 토론회에 앞서 간단한 몇가지 질문을 하였습니다. 설문의 제한적인 진행 여건으로 인해 학교학생 전체의 의견은 아닌 부분, 개인적으로 진행되어 전공분야도 제한적인 한계가 있음을 감안하시면 되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32명의 학생이 응답을 해 주셨고 이 자리에서 공유되어도 좋을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의대 신설을 찬성하고 있습니다. 일부 본인의 졸업 이후 설치될거라 생각하며 상관없다고 하는 분들도 계셨지만 안성지역과 학교를 위해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또한 의대 신설 추진을 위해 학생이 포함된 협의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80% 정도에 해당하는 25명이 주셨습니다. 이 협의 기구에 직접 또는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60%가 넘는 20명의 학생이 답을 주셨습니다. 학교당국, 안성시, 정치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주셨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재학생 한 분이 남기신 글로 학생들의 의견은 마무리하겠습니다. “한경국립대학교는 자랑스러운 우리 대학교 입니다. 비록 졸업을 앞두어 의과대학 추진과정을 멀리서나마 지켜보게 되겠지만, 졸업생에게도 재학생에게도 나아가 우리 대학교에 오길 희망하는 신입생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끼칠 거라는 것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꼭 오고 싶은 학교, 의대를 만들기 위한 준비과정

한가지 말씀을 더 드리자면 말씀주신 주제발표와 관련하여 공공의대의 특성을 살려 의무복무 기간을 둘 터인데 기존 의대와 사립의대 졸업자들과의 차이를 차별로 느껴지지 않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모든 학생들이 의대과정과 복무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지역 공공의료 현장에서 잘 자리잡도록 전인적 교육 시스템을 마련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닫으며

한경국립대학교에 의과대학이 신설된다고 해서 지금 만나고 있는 어린이·청소년들이 직접적인 혜택이나 도움을 받게 될거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촘촘히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고 신설 이후 공공의료 현장에서 일하며 커뮤니티 케어의 중심에 있게 되기까지는 지금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어린이, 청소년이 행복한 안성을 위해서 필요한 시간들이라 생각합니다. 안성에서 미래의 희망을 갖게 되는 또 하나의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안성이 기회의 땅이 되고 한경국립대학교가 지역에서 더 자랑스러운 곳이 되고 더 많은 청년들이 이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